지금은 가족 모두 한화 이글스의 팬이다.
서울 태생이지만 젊은 시절 한화그룹사 중 한 곳을 다녔었다는 이유이다.
그룹 회장님이 잠실에 직관 가시는 날에 3루 쪽이 휑하면 안된다고 全 그룹사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서
오늘 업무 일찍 끝내고 직관 가기를 독려(?) 했다.
그냥 배불리 맥주 먹는 날이 구나 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정말 가기 싫었다.
17년 10월 즈음인가 퇴근하고 왔는데, 아들이 친구한테서 야구 글러브 하나를 얻어 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빠 이거 지호(가명)가 준 건데, 이거 1등급 글러브래! ‘ 라고 하는 거다.
‘야구 글러브가 등급이 있어?’ 라고 의아하여 호기심속에 글러브에 대해서 디깅을 했다.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글러브의 종류가 나와 깜짝 놀람을 뒤로 한 채
아들이 글러브가 있으니 아들을 둔 아빠들의 로망 중 하나인 캐치볼을 하기 위해서
10만원 안 넘어 가는 선에서 구매를 했다.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커버리지 할 수 있다는 올라운드 글러브였다.
* 글러브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1,000포스팅은 할 수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자
아들과 미국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아파트 단지 안의 여유 공간 곳곳 에서 주 4회 이상은 했던 것 같다.
아들은 캐치볼 하며 계속 야구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스스로도 야구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 가고 있던 찰나 18년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했다.
미운 정 고운 정이었을까? 온 가족 컨텐츠로 한 팀 응원하기로 하고 정한 야구 팀이 한화 이글스다.
나에게 한화 이글스의 가치는 온 가족이 유일하게 같이 응원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컨텐츠다.
그것도 10개월 동안 144번 이나…
18년도는 거짓말처럼 한화 이글스가 정규 리그 3위까지 가는 기염을 토했다.
야구 중계 시간만 되면 온가족이 TV 앞에 앉아서 열심히 응원을 하고 웃고 울고 했다.
온가족이 선수 이름을 다 외웠고, STAT을 검색해가며 매 경기 이길수 밖에 없는 이유를 최대한 먼저 누구 할 것 없이 만들어 냈었다. 그게 그렇게 즐겁고 재미있었다. 온 가족이 고척 돔이나 잠실구장도 여러 번 가서 직관했다.
24년 시즌이 시작한지 이제 두 달여가 되어 간다.
류현진, 개막7연승, 달라진 한화,가을 야구 라는 말들이 연일 들리다가 안타깝게도 요즘은 DtoD 한화가 다시 또 들려 온다.
가을 점퍼도 꺼내 놓았건만…
144번을 그렇게 온 가족을 모이게 해준 한화 이글스의 비상을 다시 한번 바래 본다.
144번 온가족을 모이게 해줄 수 있는 컨텐츠가 또 어떤 게 있을까?
단언컨데 우리 가족에게 한화이글스 만한 것이 없었다
누군가 내게 왜 한화 이글스 팬이냐고 물어 보면 명확한 이유가 있다.
‘우리네 인생 사는 모습 같아서 좋아한다고, 올라 갈 듯하다 못 올라 가고 다시 또 올라갈 희망에 최선을 다 하는 것 같다고’
한: 한화 팬들은
화: 화내지 않아!